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덕유산 향적봉 산행 후기 | 구천동 어사길과 백련사를 지나 원점회귀 18.2km (2024년 7월)

by note47201 2026. 10. 17.

2024년 7월에 다녀온 덕유산 후기를 적어봅니다.

한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시원한 계곡과 탁 트인 능선을 함께 즐기고 싶어 덕유산 향적봉을 다녀왔습니다. 덕유산은 해발 1,614m로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쉽게 오를 수 있지만, 이번에는 무주구천동 계곡을 따라 걷는 어사길 코스로 정상까지 두 발로 올라 보기로 했습니다.

덕유산 정상석 향적봉

 

1. 광주에서 덕유산 구천동 주차장까지, 이른 아침 출발

광주시청에서 덕유산 구천동 주차장까지는 약 178km, 차로 2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여름 산행은 해가 높아지기 전에 걷는 것이 중요해서 새벽 6시에 광주를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간단히 요기를 한 뒤 다시 달려, 오전 8시 30분쯤 구천동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오전 늦게 도착하면 주차가 어려울 수 있으니 서두르는 편이 좋습니다. 등산화로 갈아신고, 물과 간식, 여벌 옷을 점검한 뒤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물은 충분히 준비를 해야합니다. 저는 500밀리리터 4개 준비했는데 오늘은  약간 부족했습니다.

오늘의 코스 요약

코스: 구천동 주차장 → 구천동 어사길 → 백련사 → 향적봉 → 원점회귀

총 거리: 약 18.2km

소요 시간: 약 6시간 40분 (휴식 포함)

난이도: 어사길 구간은 완만, 백련사~향적봉 구간은 급경사

 

 

2. 계곡을 따라 걷는 구천동 어사길과 백련사

산행 초반은 구천동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어사길입니다. 조선시대 암행어사가 이 길을 지났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길 대부분이 숲 그늘 아래 놓여 있어 7월인데도 생각보다 덥지 않았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천동 33경'의 소와 폭포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맑은 물이 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거리가 꽤 되는데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어사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몸을 푸는 워밍업 구간으로 제격입니다. 다만 거리가 길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속도를 너무 내면 뒤에서 힘이 빠질 수 있습니다. 저는 사진도 찍고 계곡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계곡길 끝에서 만나는 백련사는 덕유산 깊은 곳에 자리한 고즈넉한 사찰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물을 보충했습니다. 백련사는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쉼터 같은 곳이니, 여기서 충분히 쉬고 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 땀으로 오른 정상의 풍경

백련사를 지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상까지 돌계단과 경사진 흙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번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습도가 높은 날이라 땀이 비 오듯 흘렀고,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랐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보폭을 짧게 하고 일정한 리듬으로 오르는 것이 체력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힘들게 오른 만큼 향적봉 정상에서의 보상은 컸습니다. 정상에 서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이 금세 식었고, 겹겹이 이어진 덕유산 능선과 멀리 펼쳐진 산그리메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상 주변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주목과 구상나무가 자리하고 있고, 여름이면 능선 곳곳에 피어나는 야생화도 볼 수 있습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관광객들도 많아 정상은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조금 대기하여 정상 인증을 하고 정상 아래 향적봉 대피소 근처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대피소에서는 간단히 조리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물이나 라면을 끓일 수 있습니다. 1,600m가 넘는 고지대라 한여름에도 바람이 불면 서늘하게 느껴지니, 얇은 바람막이 하나쯤은 챙겨 가는 것도 좋습니다.

 

 

4. 원점회귀 하산과 여름 덕유산 산행 팁

하산은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왔습니다. 백련사까지의 급경사 내리막은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가는 구간이라 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백련사를 지나 다시 어사길에 접어들자 계곡 물소리가 반갑게 들렸고, 잠시 계곡 가에 앉아 발을 식히며 피로를 풀었습니다. 그렇게 약 18.2km, 6시간 40분의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직접 다녀와 보니 여름철 이 코스를 계획하는 분들께 다음 내용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른 출발은 필수: 거리가 긴 코스라 오전 일찍 시작해야 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물은 넉넉하게: 1인당 최소 2리터 이상을 권합니다. 백련사 이후로는 보충이 어렵습니다.

스틱과 무릎 보호: 원점회귀 코스는 하산 거리도 길어 스틱이 큰 도움이 됩니다.

체력 배분: 어사길에서 힘을 아껴 두어야 백련사 이후 급경사를 수월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기상 확인: 여름 고산은 날씨 변화가 빠르니 출발 전 날씨를 꼭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계곡의 시원함과 고산 능선의 장쾌함을 하루에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천동 어사길 코스는 덕유산을 제대로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길이었습니다. 여름에는 어사길만 왕복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코스입니다. 겨울에는 멋진 상고대를 볼 수 있는 향적봉을 한번쯤 만나 보세요. 감사합니다